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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.
패턴이 쓰레기가 됐다. 시험기간이랍시고 조용한 새벽에 공부가 잘된다고 밤새길 반복하니 아주 밤낮이 바뀌었다. 7시 쯤 잠들어서 오후 3-4시 쯤 깬다. 사실 거창하게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다. 그냥 범위 내 분량 요약하고 전날에 책 한번 다시 보면서 요약한 부분에 다시 추가 필기를 하는 거다. 여러번 보지 않는 이상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는다. 그럼에도 더 공부하지 않는다. 무기력증 때문일까. 천성이 게으르기 때문일까.
2.
이러저러한 고민이 많다. 졸업때문이다. 졸업요건 준비는 거의 다 하고 증명할 내용들 프린트만 하면 되는데 그것도 뭔가 벅차다. 토익 성적표도 프린트하기 까다롭고 돈도 내야한다. 순 양아치 새끼들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. 수요일에 시험인데 졸업 걱정에 공부도 잘 안된다. 이사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. 따지고 보면 다 미리미리 해놨으면 되는 건데 이게 다 게을러빠진 나때문인 걸 알면서도 스트레스 받고 불안해하고 우울해한다. 결국엔 무기력으로 남는다.
3.
사실 지금 스트레스를 받는 건 졸업과 학점때문이지만 근본적으로 보면 취업때문이다. 취업 생각만 하면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이다. 내가 취업을 할 수 있을까. 학기가 끝나면 고향으로 내려가는데 내가 고향을 벗어날 수 있을까. 어느 기업을 지원해야할까. 그 기업이 나를 받아줄까. 등의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나질 않는다. 예전에 자퇴하고 반수해서 다른 대학 간 친구가 자기가 요즘 학원 알바를 하는데, 그냥 학원에 말뚝박고 자격증따서 계속 애들을 가르칠까?라는 소릴 했었다. 그땐 왜 굳이 그런 생각을 하지? 싶었다. 한치앞도 못보고 인생 행복하게 살때여서 그랬나. 근데 지금은 알 것 같다 그 친구 마음을.
4.
11월 말에 생일이었다. 양력생일. 집에서는 양력으로 챙기지 않는다. 음력으로 챙긴다. 그래서 나는 집에서 챙기는 내 생일을 모른다. 음력 계산 너무 귀찮다. 양력으로 챙기는게 더 쉬운데, 엄마는 어떻게 기억하는지 모르겠다. 올해도 생일은 혼자보냈다. 친구들과 파티 뭐 그런건 안한지 오래다. 남들은 생일 때 케이크 받고 거창하게 파티하고 그러지만 그냥.. 혼자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. 오히려 부모님께 감사를 해야할 것 같은 생각도 들지만 실천해본 적은 없다. 괜히 낯간지러워서. 음력 생일날, 동생이 생일 선물로 유니클로 상품권을 줬다. 써야하는데 귀찮아서 안가게 된다. 아직 기간 남았으니 언젠가는 쓰겠지 싶은 마음이다.
5.
요즘 세상만사 다 귀찮다. 주기적으로 연락하는 친구들의 카톡도 씹고있다. 단톡이 아니면 보지도 않는다. 왜인지 개인카톡은 부담스러운건지.. 모르겠다 나도 왜 그러는지. 겨울만 되면 우울이 잠식하는 것 같다. 고등학생 때는 안그랬는데. 대학교 1학년까지만 해도 안그랬는데. 외로움을 잘 안탄다고 생각했었는데 나는 생각보다 외로움을 잘 타는 사람이었나보다. 왜인지 겨울에는 더 밖으로 나돌게 되고 뭔가 나를 위한 것도 사게 된다. 더운 것보단 추운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, 사실 여름을 더 좋아하고 있었던걸까. 나도 모르던 나를 알아가는 것 같다.
6.
갑작스런 비보를 들었다. 너무 갑작스러워서 심장이 쿵쾅쿵쾅거렸다. 그를 좋아했던 것도 아니고, 그저 노래만 들었던 사람인데 그의 죽음이 허망하다고 느껴졌다. 어렸을 적엔, 유명인의 죽음이 그렇게 와닿지 않았다. 한 그룹의 교통사고부터였을 것이다. 그때부터 죽음이란게 상당히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다. 서서히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람들을 잃어봤다. 하지만 이렇게 심장이 쿵쾅거리지는 않았다. 나와 같은 시대를 공유하고 친숙한 인물이 빛날 것만 같았던 사람을 더 이상 보지 못한다는게 참으로 충격이었다. 스스로 삶을 마감한다는 것, 그 결정을 내리기까지 수많은 생각을 했었고 고통스러웠을 것이란 걸 내가 공감할 수 있다면 거짓말이겠지. 당사자의 고통은 당사자만이 아는 것이겠지. 그의 선택이니 왈가왈부를 하는 건 그만둬야겠다. 오래도록 봤으면 좋았겠지만 나의 욕심이 상대방에게 상처가 될 수 있으니. 아무런 고민과 걱정거리 없는 곳에서 편히 쉬길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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